보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삼국지에 보면 유비 진영에 두 사람의 출중한 참모가 있었다.

한 사람은 제갈량이고 또 한 사람은 방통이다. 유비는 귀공자 타입인 제갈량을 삼고초려 하였으나 얼굴이 신통치 않은 방통은 첫 대면에서 얼굴을 찌푸렸다.

제갈량이 '용모를 보지 마십시오, 신의 능력은 그의 발끝에도 못 따라 갑니다' 하며 극구 추천하자 마지못해 받아 들였다.

바로 그렇다. 유비 식의 고정관념이 바뀌어야 한다. 겉모양의 비교보다 내면에 들어있는 개개의 능력과 장점을 파악해야 한다. 유비는 낙봉파에서 주군을 살리고 대신 죽은 방통을 처음에는 못 알아 본 것이다.

근래 식생활 향상 등으로 주식으로서의 역할을 잃어 가는 듯한 '보리'가 최근 건강과 관련된 기능성 성분 향상 등으로 다시 한번 관심을 끌고 있다.

더불어 이 기회에 혼반용 또는 식용으로서의 용도 이외에 보리를 이용한 다양화 가공 식품 개발도 다시 한번 생각할 때다.

물론 보리를 이용한 가공 식품은 보리 빵 또는 보리건빵, 보리 음료, 과자, 주정 원료로서의 보리, 보리를 이용한 국수 제품, 그밖에 장 류, 엿기름, 보리차 등이 있고 총체보리는 사료용으로의 영양가치가 우수하다. 단지 우리들이 관심을 덜 갖고 있을 뿐이다.

지난 '99년 작물시험장에서 개최한 '찰보리 품질 향상을 위한 세미나'에서 경원대학교 이영택 교수는 찰보리 가공기술 과 가공식품 개발의 중요성에 대하여 강조하고, 국민 건강 차원에서 보리의 기능성을 강조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가공 식품을 제시하였다.

특히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는 기능성 식이 섬유인 베타글루캔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농축 기술이라든지, 이를 이용한 식품검(food gum) 등은 활용 가치가 큰 것으로 전망하였다.

보리는 쌀보다 '맛없다', '못 생겼다', '영양 가치는 과연 있을까?', 또는 '뭣 하러 보릴 먹나?' 라는 고정 관념을 지금 즉시 버리자.

보리에도 쌀처럼 메보리, 찰보리가 있고, 쌀 막걸리처럼 보리술인 맥주가 있는 가 하면, 자색 쌀과 같은 자색 보리도 있다.

천립중이 50g이나 나가는 대립종 2조보리에 밥 맛 좋은 소립종 6조 쌀보리도 있다.

같은 해 가을 '식생활개선 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99 우리 농축산물 활용 요리솜씨 대회'에서 최우수상 수상작은 '보리밥 김 말이'였다.

하다못해 우리가 흔히 마시고 있는 보리차에도 위의 상처를 보호하고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한다는 기능성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다.

보리는 겉모습에서는 볼 수 없는 무한한 잠재 가치가 내포되어 있다. 통일이 되면 한반도 먹거리 제 1순위가 될 지도 모른다.

자, 이래도 '보리'를 못 알아볼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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