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군위 크로바농장 홍 애 신 씨

내가 컴퓨터를 조금씩 알게 된 것은 불과 3년 정도. 조그마한 산골동네에서 과수농사를 짓고 있는 산골주부이다 보니 남들보다 늦게 컴퓨터를 알게 됐다. 큰아이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구입한 컴퓨터. 지금 큰아이가 대학생이니까 7년 정도 됐다. 큰아이가 산골에 살다보니 학원도 못 보내고 학교 갔다 오면 집에서 노는 시간이 너무 많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컴퓨터로 모든 것이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때 당시 큰맘 먹고 약 300만원을 들여 컴퓨터를 구입했다. 옆에서 보는 나는 신기했지만 컴퓨터는 우리 아이들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처음 접한 컴퓨터…머리가 ‘띵띵’

그러던 어느날 농업기술센터에서 컴퓨터교육을 무료로 한다고 해서 신청을 했다. 첫날은 컴퓨터 켜고 끄고 마우스 움직이고, 둘째날은 아이디, 비밀번호, 야후 등등. 머리가 복잡해지고 가르쳐 주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내 자신이 창피해서 어떻게 집에 왔는지 모른다.

그날 밤부터 아이에게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ㄱ ㄴ ㄷ 자판연습부터 시작했다. 보기보다 힘들고 손목이 많이 아팠다. 하루에 2시간씩 연습. 그러던 중 농업기술원 이동차량 컴퓨터교육, 생활개선회 컴퓨터교육 이곳저곳에서 교육을 많이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가 바빴지만 재미있었다.


마침내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으로 1996년에 장류가공 메주 사업을 시작했다. 회원 4명과 같이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일단은 소비자와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회원들이 지은 콩을 쑤어서 메주를 만들었다. 4년 뒤에는 된장까지 만들어서 판매를 했다.

남편과 나는 과일농사를 많이 짓고 있다. 우리 부부는 농약은 남들보다 적게 치고 제초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농약을 적게 치니까 일단은 과일색깔이 좋지 않다. 그래도 저농약 고집으로 지금까지 과일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성으로 과일을 생산해도 생산량이 많을 경우엔 공판장에서 우리가 원하는 가격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생각하게 됐다. 좋은 농산물은 소비자와 직거래를 시작했고, 하품은 즙을 내거나 가공품을 만들어서 판매했다. 된장, 메주의 판로를 위해서도 홈페이지는 꼭 필요했다. 2001년에 드디어 홈페이지를 만들게 됐다.


점점 느는 회원·판매량…

지금은 사이버 크로바농장에 하루 평균 10∼20명의 방문객이 왔다간다. 정회원은 100명 정도 되지만 계속 회원이 늘고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1,000원씩 적립금도 주고 또 1년에 2∼3번씩 ‘깜짝세일’로 회원들에게 반값으로 판매도 한다. 반응이 너무 좋다. 지난해에는 홈페이지 회원들만의 모임도 가졌다. 옛날 방식으로 즉석에서 떡을 만들어 먹고, 삽겹살 파티도 했다. 회원들이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매년 한번씩 회원들을 초대할 예정이다.

인터넷을 통한 농산물 판매는 전체 판매량의 10%를 차지한다. 된장, 간장, 배, 포도, 사과, 도라지즙 등 앞으로 인터넷을 통해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농장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주위에 보면판매사이트가 많다. 내게 필요한 정보는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많이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농사짓고 살아가는 우리가 살 수 있는 방법이다.


꾸준한 고객관리가 성공열쇠

전자상거래를 통한 농산물 판매가 좋은 점과 고려해야 할 점이 몇가지 있다.
좋은 점은 첫째 고객확보가 쉽다는 것이고, 둘째는 다른 농산물도 연계해서 판매하기가 쉽다. 신뢰가 쌓이면 다른 농산물도 인터넷사진을 통해 구매하게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생산량이 많더라도 걱정이 덜하다. 가공해 판매할 수도 있으니까.

고려해야 할 사항 첫째 관리비용이 드는 점이다. 둘째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농사일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판매신청도 챙기고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대한 답변도 해줘야 한다.
셋째 계속적인 신뢰감을 주고 회원관리 차원에서 이벤트행사도 기획해야 한다.

농촌이 앞으로 계속 힘들 거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우리 스스로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인터넷을 통해서 농산물을 판매하고 도시민들을 초청해 농촌의 인심을 알게 해주고 농촌의 향수를 갖게 해주는 것도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 우리 농업이 살아나갈 길을 농업정보화에서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