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꽤 높은 날이 이어지는 데도 농막 앞 매실나무 꽃이 피지 않습니다. 개화시기 예측에 실패하여 벚꽃축제가 엉망이라는 뉴스를 읽었는데, 덤바우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주일 전에 꽃 피우리라 짐작했는데 오늘까지도 잔뜩 부풀었을 뿐 봉오리 터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일교차가 너무 커서 그래요.”아내가 심드렁하게 진단합니다. 그렇기는 합니다. 어제오늘은 꽤 올랐으나 그 전까지만 해도 밤 기온이 영하까지 연일 곤두박질쳤던 날들이었습니다. 매화를 꼭 기다리는 마음은 아닙니다. 농사짓고 나서 우르르 꽃이 피기 시작하면 왠지 불안합
오늘도 농업기술센터에서 출동 요청이 있어 영농현장에 달려간다. 농업인이 걱정하고 애타면서 빠른 해결 방안을 강구해 주길 원하는 현장이다. 농촌진흥청 고객지원담당관실 기술위원이 도착하면 농업인이 반갑게 반겨주면서 농작물의 이상 증상과 피해 발생에 대해 숨이 가쁘게 말을 한다.기술위원은 작물의 피해와 생육 불량에 대해 농업인에게 질문을 하고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병해충 확인, 양액농도 측정, 바이러스 진단키트 검사, 토양의 산도(pH)와 염류농도(EC) 측정 등으로 진단하고 발생 원인과 치료 방법을 농업인에게 말해준다.농장주는 열심히
8년 전 귀농을 했는데 집집마다 예쁜 복숭아나무가 있더라고요.‘어라! 이거 너무 이쁜데!’팔면 잘 팔릴 것 같아서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그런데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삽목, 접목 어떤 방식으로 번식을 해야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번식 방법을 알아냈고 본격적으로 꽃복숭아나무 재배를 시작했습니다.‘일 년에 백 그루씩 만들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그렇게 키운 꽃복숭아나무를 3월 초부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작년에 이어 올해도 완판을 했습니다. 꽃복숭아나무는 3년을 키우면 예쁘게 꽃이 핍니다.4월이면 어김없이 정원 가득 예
정부가‘수직농장’이라 불리는 스마트온실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한다. 현재 보급률이 14% 수준인데, 2027년까지 3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인데, 앞으로 자금 지원과 더불어 관련 제도상 규제를 크게 개선해줄 방침이다.지금처럼 심각한 농업인구 고령화와 경지면적 감소,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피해 등 농업·농촌 환경을 고려하면 이만한 대안이 없다는 게 사실이다.이에 반해, 아직 기술력이 완성되지 않았고, 농산물 재배관련 데이터도 충분치 않고, 일시에 많은 자본이 필요하고, 대량 생산에 따른 농산물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단기간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28일 농촌소멸 대응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농촌소멸을 막기 위해 ‘관계인구’ 또는 ‘생활인구’ 즉, 하루라도 농촌에 머물다 떠나는 인구를 늘리면 농촌지역에 직간접적으로 소득을 발생하고 결국엔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란게 핵심 내용이다.이를 위해 정부는 각종 토지이용 규제를 완화해 기업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다. 일례로 기업대상의 ‘농산업 혁신벨트’ , ‘자율규제혁신지구’ 조성 계획부터 농촌 체류형 쉼터, 농촌살아보기 체험농원, 농촌빈집 정비지구 지정, 휴가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농촌 워케이션’센터 구축, 테마관
“산야초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법과 강원나물밥을 소개해 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강원도는 산나물과 약초가 풍부한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산이 많아 산야초를 활용한 향토음식이 발달했으며, 자연 그대로의 맛을 담은 음식들이 이어져 오고 있다. 농가맛집 ‘오음산 산야초밥상’ 은 산과 들의 산야초, 직접 농사지은 유기농 식재료로 강원도 향토음식을 선보이고 있다.오음산 산야초밥상은 직접 재배한 콩과 도토리로 매일 두부와 도토리묵을 만들고, 텃밭에서 제철 식재료를 먹을 만큼만 채취해 정성 가득한 산야초밥상을 차
고추 모종이 튼튼하게 올라와 적이 안심됩니다. 모두 토종인데 대략 열대여섯 가지 정도 되는 씨앗들이 길게 묵은 것은 3년도 더 되었거든요. 아내가 꽁꽁 묶어 냉동실에 넣어두기는 했어도 미심쩍었습니다. 작은 포트에 한 알씩 넣어 터널에 늘어놓고 물을 푹 주고 기다리기를 열흘, 싹틀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터널 안 기온을 25도로 맞췄어야 해.”아내가 먼저 조바심을 냈습니다.“몇 개 파 볼까?”여차하면 새로 넣을 심산으로 제가 이렇게 말했더니 아내가“사람이, 좀 진득해라.”먼저 기온 낮은 것 아니냐고 안절부절못해놓고 이럽니다. 아
성 제 훈 경기도농업기술원장 통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 반려동물 인구는 대략 1,500만 명에 달한다. 시장규모도 2021년 약 3조에서, 2027년에는 약 6조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제는 동물을 인간의 즐거움을 위한 소유물이 아니라 친구로 봐야 한다.그래서 애완동물(pet)이 아니라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가족의 범주에 들어온 것은 반려동물만이 아니다. 반려식물도 가족이 됐다.필자는 아글라오네마를 첫 반려식물로 본다. 30년 전인 1994년에 개봉한 「레옹」이라는
삼동파는 열매가 열리지 않아요.파가 열립니다.신기하죠?그리고 대파는 한 개를 심으면 그대로 한 개만 자라지만삼동파는 새끼를 칩니다. 4년 전 경기도 포천 언니네 갔더니 신기한 파가 있더라고요.4뿌리 얻어와서 심었더니 지금은 꽤 많이 늘었습니다.작년과 올해는 나눔도 조금 했는데, 더 많이 늘려야겠어요.최근에 제주도에서 오신 손님들이 삼동파가 심어진 밭에 잡초를 제거해 주고 갔습니다.잡초가 가득했던 밭이 깨끗해졌습니다.잡초가 나지 말라고 왕겨까지 덮어 주었습니다. 여름이 되면 주아가 달리는데, 이걸 다시 심으면 됩니다.밭에는 삼동파가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농심을 잡기 위한 농정공약을 속속 내놓고 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농가경영을 돕기 위해 생산비 보전, 농업재해 보장 확대, 농산물 가격안정제 시행 등 제도 도입을 약속하면서 각종 대국민 복지정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농업·농촌 현안을 해결하는 방향이 주된 공약이다.정당별 공약 가운데, 국민 먹거리도 보장하고 농산물 가격도 안정시키는 일거양득형 제도가 눈에 띈다.예를 들어 ▲소비자에게 할인쿠폰을 발급한 ‘기후물가쿠폰제’ ▲농산물 가격하락시 차액을 보전하는 ‘농가손실보전제’▲천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 ▲농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농협하나로마트에 들러 대파값을 얘기한게 화제다. “저도 시장을 많이 봐봐서 대파 875원이면 그냥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이 되고…”. 이날 가십성으로 방송과 신문을 탄‘합리적 대파값 ’뉴스는 정치권에‘ 물가에 어두운 대통령’이라는 날 선 정쟁의 빌미를 제공했고, 다른 한편 해당 마트의 대파는 연일 조기 소진되는 촌극을 발생시켰다.농식품부 관계자는, 대파값이 진짜 그래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웬만하면 농산물값이 많이 저렴해야 한다는 소비자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전하기도 했다.그런데, 대파를 키우는
“음식에 들어가는 제철 나물들은 대부분 봄철 수확하기 때문에 꼭 한 번 봄에 방문하셔서 봄기운을 담아 가셨으면 합니다.”지리산에서 나는 산채와 함께 직접 재배한 채소로 만든 산채비빔밥은 함양군에서 지정한 함양 건강 100세 음식이다. 그만큼 향토적이면서 함양의 지역 특산물이 모두 들어간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나무달쉼터에는 지리산에서 채취한 나물로 만든 산채비빔밥에 봄의 생명력을 가득 담은 상차림이 있다.나무달쉼터는 직접 발효액을 만들어 모든 반찬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지역 특산물인 여주로 담근 장아찌를 떡갈비에 넣어 식감을 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들 합니다. 저는 가을에 책 읽는 농민을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사철을 통틀어도 그렇습니다. 책도 안 읽는 농민들이라고 매도하려고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농민이 아니더라도 생계에 매인 사람들 대부분은 책 읽기에 시간을 내기 어렵습니다. 저 역시도 큰맘 먹고 장만한 책을 읽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종내에는 그 책의 존재조차 까맣게 잊고만 적이 한두 번 아닙니다.사실, 농민은 그 어떤 직업인보다도 읽어내는 데에 이골이 난 사람들입니다. 물론 농민이 읽는 것은 책이 아니라 들입니다. 흙이고 농작물이고, 해와 바람
겨울철 포근한 날씨 영향으로 봄꽃들이 일찍 피고 있다. 봄의 전령으로 불리는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 진달래, 벚꽃 등이 평년보다 일주일 이상 빠르게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봄꽃의 시계가 빨라진 탓에 올해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단감 등 주요 과수의 꽃 피는 시기도 평년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과수 개화기가 다가오면 늘 함께 따라오는 걱정거리가 있다. 바로 4월 중 반짝 추위로 인한 저온피해다. 과수는 특히 꽃 피는 시기 저온에 매우 취약하다.사과·배는 –1.7℃, 복숭아는 –1.1℃, 포도는 –0.6℃ 이하로 기온이 내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를 더해 갈수록 봄철 이상저온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도 강해지고 있다. 올해에도 역시 3~4월 이상저온, 서리 등 냉해가 예상돼 농가들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농지 4만5천ha 가량이 냉해를 입었다.특히 사과, 배 등 과수 피해가 80% 이상을 차지했다. 냉해는 봄철 평균기온이 최근 9℃ 가량으로 높아져 꽃 피는 시기가 빨라진 상태에서, 4월 초중순경 갑자기 영하 1~3℃로 기온이 낮아지면서 생긴다. 서리가 내려 꽃눈이 얼고, 밭작물이 얼어 죽는다. 알면서도 당하는 이같
‘사과도 수입한다고?’ 암암리에 진행되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니 그야말로 뜨악할 따름이다. ‘사과값이 금값’ 이라는 호들갑에, 정부가 짐짓 모르는 척, 언론의 질문에 마지못해 답변하는 척 사과수입을 공식화하고 있는게 지금의 상황이다.농업계는 사과 수입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사실 쌀이나 쇠고기 수입 결정 때와 사뭇 강도가 약하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건 아니지만, 사과값을 낮추는 방법으로 수입사과를 선택했다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정부는 일본,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많은 나라들이 수입개방을 요구하고 있고, 이
1월 엄청 춥던 어느 날.한 방송사에서 연락이 와 촬영을 했습니다.꽤 유명한 프로그램인 ‘천기누설’입니다.설날에 제가 나온 촬영분이 방송에 나갔습니다.방송이 시작하자마자 전화가 쏟아집니다. 방송에 나오니 판매가 잘되고 있습니다.정말 깜짝 놀랐어요. 역시 매스컴의 위력은 대단합니다.미리 만든 조청이 없어 부리나케 호박 조청을 만들었습니다.다행히 조청 만드는 날에는 날이 포근해서 어렵지 않게 만들었습니다.가마솥에 만드니 양이 적어서 일주일 내내 새벽 4시부터 일어나 호박 조청을 만들었습니다.조청은 천연 감미료라서 혈당 관리에도 좋다고
“지역 특산물인 싱싱한 미나리를 활용해 봄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봄식탁을 선물하겠습니다.”농가맛집 미날이 자리 잡고 있는 평창군 대화면 미날마을은 습지가 많아 예부터 미나리가 많이 자라는 지역이다. 이러한 지역적 특색으로 마을 이름도 미날이 되었으며, 농가맛집 미날 역시 지역 특산물인 미나리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차리며 미날이라는 이름을 이어가고 있다.미날의 음식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직접 재배한 식재료와 산과 들에서 채취한 제철나물들로 정성이 담긴 밥상을 차리고 있다.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아직도 덤바우에는 눈이 여전합니다. 제법 따스한 날들이 이어지는데도 북향은 물론 농막의 가장자리나 비닐하우스 테두리는 눈더미를 두르고 있습니다. 잦은 눈과 비로 밭은 질퍽하고 패인 자리마다 물이 흥건합니다. 엊그제는 함박눈을 맞는 비닐하우스 안에 웅크리고 앉아 움튼 고추씨를 포트에 옮겨 심었습니다. 난로까지 피워놓고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씨를 하나씩 갈라 넣자니 눈이 시렸습니다.“난, 어깨 시려. 옷 좀 가져와 봐.”돋보기를 쓴 아내가 안경 너머로 히죽 웃는데 갑자기 서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씨 넣기만 아니면 눈 보며 커피든 술
최 종 환 경기도배연구회장 지난해 우리 배 농가는 개화기 저온피해를 시작으로 수확기까지 큰 힘듦을 겪었다. 여름에는 고온현상과 폭우로, 수확을 앞두고는 과수화상병 확산으로 생산량이 30% 줄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배 가격이 올라갔지만 생산량이 부족한 상황에서의 가격상승은 농업인들에게 큰 의미가 없다. 올 해 역시 겨울에 비가 많이오고, 일조량이 부족하면서 농업인들 사이에서는 봄 날씨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내가 농사 짓는 여주시를 비롯해 주변 이천시, 원주시 등은 최근 몇 년간 평균 봄에 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