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보통 허브라고 하면 로즈마리, 케모마일, 페퍼민트 같은 서양에서 도입된 식물을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박하, 머위, 배초향 같은 토종 허브들이 있다.특히 배초향은 옛 고향집 마당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식물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허브다. 배초향이란 이름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꽃 모양을 보면 익숙한 식물이라는 것을 안다.배초향은 방아잎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방아라는 이름이 들어있는 방아풀과는 거리가 멀다. 그 이외에도 방애풀, 토곽향, 곽향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다. 외국 이름
“그냥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차(茶)가 가장 좋은 차가 아닐까요? 거기다가 토종이면 더 좋고요.” 차는 사교, 예절, 건강관리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온직다원 김기철 대표는 제다명인으로 청양군에서 20년째 토종 차나무를 키우고, 좋은 차를 만들어 내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토종 차, 역사성 깊어충남 청양군 남양읍 온직리 온직다원. 김기철 대표는 1만여평의 산에서 토종 차나무를 키운다. 30여년전 지리산의 한 차산에서 수행을 하던 중 우연히 차의 매력에 빠져 그 길로 차 공부를 시작, 10년간 차 주산지인 경남 하동군에서 차 재배
‘애추’, ‘꽤’, ‘고야, 오얏’은 모두 토종 자두를 이르는 말이다. 지금은 대부분 자두로 불리고, 개량된 재배종을 자주 보게 되지만 50대 이상의 중년들에게는 추억의 과일이다. 특히, 토종자두는 북흑조, 구억배추, 쓴메밀, 게걸무, 조선대파 같은 토종작물과 함께 수 천년을 걸쳐 내려왔다. 조선을 상징한 과일나무우리나라 속담중에 ‘오얏나무 밑에서 갓 끈 고쳐 매지마라’라는 속담이 있다. 여기에서 오얏나무는 토종자두나무를 말한다.한국콘텐츠진흥원의 문화콘텐츠닷컴에 따르면, 오얏은 자두의 순 우리말이다. 일화에 따르면 신라 말 승려 도
곰취, 참취, 수리취 같은 산나물은 봄철 나른함을 해소하는데 제격이다.지금이 제철인 취나물류는 맛도 좋고, 몸에 좋은 성분도 많이 갖고 있어 농산촌의 계절 소득작물로도 인기다. 그 중에서도 곰취는 가장 대중적인 산나물로 옛날 춘궁기에는 어린잎을 식용으로 이용했다. 특히, 산나물 중에서 향긋한 맛이 일품이며 여러 가지 민간요법으로 사용되어 왔다. ■ 취나물의 한 종류…맛과 향 뛰어나보통 산에서 나거나 재배하는 식물 중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산채(山菜), 즉 산나물이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약 320여 종류의 산나물이 있다.이 중에서 취
보릿고개 시절 햇감자 캐러 산비탈 밭에 가다가 산길 가시덩굴 속에 산딸기 열렸지요.감자 캐러 가던 길 멈추고 정작 당신 입에는 몇 개만 맛을 보고 칡 이파리나 산딸기 잎에 붉게 익은 산딸기 따서 건네주던 어머니…(최명운 시인 산딸기 익는 유월)이처럼 산과 들에 열린 산딸기는 개암 등과 함께 가난했던 시절에 자연이 준 토종 간식거리였다. ■ 기운을 보충해주는 나무딸기산딸기는 줄딸기, 멍석딸기 같은 나무딸기의 한 종류로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토종 자원식물 중 하나다. 동의보감에서는 산딸기에 대해 기운을 보충하고 무거운 몸을 가볍
“저도 처음에는 옻을 탔어요. 세월이 흐르다 보니 저도 강해지나 봐요. 그때나 지금이나 옻은 저에게 가장 잘 맞는 작물인 것 같습니다.”충북 진천군 금암농원 이영애 대표는 7년전부터 옻나무, 참죽나무, 천년초를 재배를 시작해 안정적인 경영을 해 나가고 있다.특히 이 맘때만 맛볼 수 있는 옻순은 3월부터 예약을 미리 받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옻순은 처음에는 임야에서만 키웠지만 최근에는 밭에서도 재배를 시작해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추고 있다.옻나무는 신라 경덕왕때부터 재배됐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마을마다 심어야 할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재배되고 있는 참죽나무는 얽힌 이야기도 많다.특히 다른 사람의 아버지를 부르는 말인 ‘춘부장’이라는 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자 춘(椿)은 참죽나무를 뜻하는데, 동양사상에서는 ‘8,000년을 봄으로 살고, 8,000년을 가을로 산다던 상상속의 나무’를 춘(椿)이라 불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최근에는 봄 산채와 목재로서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 최대 20미터까지 자라는 속성수참죽나무는 어릴 때부터 자라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 ‘구름을 깨는 나무’,
옛날에 한 모녀가 살았다. 딸은 똑똑하고 효심이 깊었다. 어느 날 어머니에게 반신 마비가 왔고, 딸은 정성껏 치료를 했지만 효과가 없자 딸은 산신령께 빌고 또 빌었다. 이때 산신령이 나타나 산꼭대기에 하늘에서 떨어진 약초가 있고, 그 약초를 구해온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말하고 사라졌다.그 소식을 들은 많은 청년들이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어느 날 용기 있는 한 청년이 나서 고생 끝에 그 약초를 캐왔다. 약초를 어머니께 달여 드리자 마비가 풀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려준 약초로 마목(마비증상)을 치료했다고 해 천마(
“혜원이가 힘들 때마다 이곳의 흙냄새와 바람과 햇볕을 기억한다면 언제든 다시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걸 엄마는 믿어”지난 2018년에 개봉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엄마가 주인공인 혜원에게 해준 이야기다. 고단한 도시의 삶에 지쳐 고향인 시골마을로 내려온 혜원은 사계절의 농촌 속에서 오랜 친구인 재하, 은숙과 함께 직접 만든 음식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이처럼 농촌은 마을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농사, 농촌을 통해 지금의 자신을 다독이고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얻기 때문이다. 자연과 환경을 아끼는 농사
두릅나무순은 지금같은 봄이면 어김없이 밥상에 오르는 토종 고급 산채다. 두릅나무에서 자라는 어린순은 쌉싸래한 맛과 독특한 향이 일품이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적으로 두릅나무가 자생하고 있고, 농산촌 소득자원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봄산채의 대장‘봄두릅은 금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두릅나무순은 봄산채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또 옛 어른들은 가시가 귀신을 쫓는다고 해 옛날에는 문지방에 꽂아두기도 했던 친근한 나무다.두릅나무순을 채취하는 두릅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65속 800종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는 8속
1882년까지 고종은 울릉도 개척령을 발표하고 100여 명의 이주민을 보낸다. 하지만 곧 겨울이 다가오고 식량이 바닥이 나자 이주민은 굶어죽을 처지에 놓이게 되고, 먹을 것이 없어 집 밖으로 나와 식량을 구하던 중 눈 속에서 자라는 파란 새싹을 발견했다. 이주민들은 이나물을 서너 달 캐 먹고 겨우 굶주림을 면했는데 그것이 바로 산마늘이다. 이주민은 귀중한 생명을 잇게 했다고 해서 목숨 명(命) 자를 써서 ‘명이나물’로 불렀다고 한다. 아직도 울릉도 사람들은 산마늘보다 명이나물(멩이나물)이라고 부른다. 또 일본에서는 수도승이 즐겨 먹
달래에는 재밌는 전설이 전해진다.아주 옛날 사이좋은 오누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동생은 나물을 캐면서 비에 젖어 속살이 훤히 보인 누이를 자신도 모르게 사랑하게 됐고, 이를 자책한 나머지 사랑해서 미안하다는 편지를 써놓고 자살을 한다. 이 사실을 알게된 누이는 “달래나 보지”라는 말을 남기고 동생을 따라 세상을 떴다. 그 후 그곳에서 새로 생겨 자란 풀의 이름을 ‘달래 나물’이라고 불렀고, 지금까지 수확되고 있다.달래는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나물이다. 산에서 자라는 마늘이라는 뜻의 산산(山蒜)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마늘처럼 톡 쏘는
복령은 고대 중국인들에게는 불로장생의 영약으로,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신들이 즐기는 특별한 음식으로 여긴 버섯으로 알려져 있다.복령은 조선 21대 임금 영조가 인삼과 함께 넣어 삼령차란 이름으로 즐겨 마셨다고 한다. 조상들은 옛날부터 복령을 강장제로 사용했는데, 피를 만드는 비장을 보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이와함께 복령은 죽은 소나무에서만 자라 찾기가 어렵고 값도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인공재배와 기능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경옥고의 주 재료로 활용복령은 오래 복용하면 얼굴이 홍안 소년과
쌍화탕, 십전대보탕, 보중익기탕 등은 피로 해소와 기혈이 허한 것을 보충해 주는 데에 쓰인다.황기는 여기에서 빠지지 않는 한약재로 통한다. 땀을 다스리고 기를 돋우는 데 황기만한 약재가 없기 때문이다. 황기는 또 시대에 따라 이름도 다 달랐는데 고려시대에는 왕지, 수판마 등으로 불렸고, 조선시대에는 감판마로 불리다가 이후에는 단맛이 난다고 해서 ‘단너삼’으로 불렸다고 한다. ■ 몸의 기운을 회복시켜황기는 콩과의 다년생 식물로 한국, 일본, 중국, 시베리아 동부에 주로 자생한다.황기는 중국의 한방 본초학서인 신농본초경에 콩과 종의 여
보통 가시나무는 제주도를 비롯한 전라남도 등이 생각날 정도로 남쪽 해안가 지역에 많이 자생한다. 가시나무에도 붉가시나무, 종가시나무, 돌가시나무, 참가시나무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도 나무 색깔이 붉은 색을 띄고 있는 붉가시나무는 최근 건강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제주도, 전남 등 남해안서 주로 자생참나무과에 속하는 가시나무류 수종은 주로 기후가 따뜻한 남해안 지역에서 주로 자란다. 나무높이는 20m, 가슴높이 지름은 60cm 이상 자라며, 수간이 똑바르고, 서로 어울려 자라는 집단성
“끊임없는 연구만이 토종 천년초를 명품 작물로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충남 아산시에서 천년초 농사를 짓고 있는 에미네 태삼 천년초 이동규, 에미씨 부부의 야심찬 포부다.부부는 22년째 천년초를 연구하고 있고, 농사까지 짓고 있는 베테랑 농업인이다. 부부가 천년초 농사에 뛰어든 것은 남편 이동규씨가 20대부터 앓았던 강직성척추염의 치료를 위해서였다.일명 대나무병으로 불리는 이 병은 몸 관절부위에 염증을 발생시켜 척추를 일자로 굳게 만든다. 남편 이 씨는 직장 동료의 권유로 천년초를 알게 됐고, 그가 소개한 스님에게 구매한 천년초
“우리는 딸기농사를 20년 가까이 짓고 있는데 초창기에는 일본산 품종을 썼던 것 같아요. 그러다 2005년쯤인가 우리나라 품종으로 ‘설향’이 개발되면서 그 후로는 계속 설향만 고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20년후에는 설향을 토종딸기로 부르지 않을까요?”충청남도 천안시 호산나딸기농장 최영애 대표는 1천500평의 딸기밭에서 토종딸기 품종인 설향을 키우고 있다. 또 최근에는 보기 드물게 수경이 아닌 토경을 활용하는 등 딸기와 흙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는 평을 듣고 있다.그는 “남편과 함께 품종도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토종을 쓰고 있
옛날 노부부가 늦둥이 아들을 하나 얻었는데 아들이 너무 병약해 몸에 좋다는 약은 모두 구해 먹였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어느 날 지나가던 선운사 스님에게 산속의 검은 딸기를 먹이면 건강해진다는 말을 듣고 검은 딸기를 먹였더니 놀랍게도 아이가 건강이 넘쳐 소변을 볼 때마다 요강이 뒤집혔다고 한다. 전북 고창군 선운산의 선운사에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다.복분자딸기, 멍석딸기, 산딸기, 수리딸리, 줄딸기 등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나무딸기류다.그중에서도 복분자딸기는 식용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기능성 식품으로 약리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
“시중에서 샀던 씨앗으로 작물을 키웠고, 씨를 받아 다시 심었지만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 일을 계기로 토종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농사까지 짓게 됐습니다.”충남 청양군 나래농장 이원호씨는 23살의 젊은 농업인이다. 잊혀져가는 우리의 토종 작물, 재래 작물을 지키는 농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안고 농사를 지은 지 4년째다.그의 농장과 집에는 아주까리밤콩, 수박태, 오리알태, 떡호박, 흰들깨, 게걸무, 검정땅콩, 갓끈동부, 쥐이빨옥수수, 선비잡이콩, 백동아 같은 토종씨앗들이 가득하다.
“글쎄요. 다육이에도 토종이 있다면 아마 돌나물이나 큰꿩의 비름, 바위솔, 기린초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 다육이라는 이름으로 재배된 것은 20년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부터 재배되고 있는 원종들이 아직 재배되고 있어요.”경기도 평택시 봉남농원 박경희씨는 남편 인수영씨와 다육이 농사를 짓고 있다. 그에 따르면 20년전 선인장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일명‘가시없는 선인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어느 순간부터‘다육이’라는 이름으로 보편화되기 시작했다고 한다.그때나 지금이나 크기가 비교적 작고, 관리가 쉬운 다육이는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