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10월 4일이 추석인데 임시공휴일까지 치면 열흘이 공식휴일이 된다. 중간에 명절이 끼어있기는 하나 내리 열흘을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직장인들은 해외휴가계획을 세우거나 가족여행을 준비하기도 한다. 제사를 지내지 않거나 묘제를 지낼 산소가 따로 없는 경우 굳이 황금연휴를 마다고 추석을 쇠려는 이는 드물다. 장례 풍습이 다양하게 바뀌면서 토장을 고집하지 않게 된 것이 제례와 명절문화까지 영향을 끼쳤다 할 것이다.조선시대 성리학이 번성한 이래 유교 전통에 따라 주검을 땅에 묻는 토장이 주요 장례형식이었다면 요즘은 시체를 불에 태워 장사지내는 화장이 늘고 있다. 화장한 유골을 강이나 바다에 흩뿌리기도 하고 함에 담아 안치해두기도 한다. 선산이 없거나 땅뙈기 없는 이들은 따로 묘지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한다. 한 번쯤 뇌까렸던, 기록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말이다. 정보를 기록해두고 언제든 다시 찾아 꺼내볼 수 있는 체계는 호모사피엔스 시대 혹은 선사시대에 이미 완성했을 법하다. 인류의 조상 ‘생각하는 동물’은 기억과 기록을 동일시하지 않았을까 싶다. 실물을 포함해 그림과 문자는 기록의 수단이었으니 역사와 동시에 기록은 있었다 할 것이다. 동서고금 모든 기록과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 한 흔적이고 자취다. 단지 입력과 출력, 검색이 쉽고 신속하게 이뤄지는 정보화시대에 우리가 있을 뿐이다.반면교사의 전제는 기록이다. 아프지만 다시 끄집어내지 않을 수 없다. 살충제 계란. 정부의 안이한 대응과 대책은 결국 소비급감으로 귀결했다. 달걀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닭과 달걀의 수난시대다. 지난 연말연시 조류인플루엔자 사태로 우리는 때 아닌 ‘달걀 전쟁’을 치렀다. 구매물량을 제한한 한정 판매부터 사상초유의 신선계란 수입까지.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짓에 놀라며 많은 이들이 그 근시안과 부작용을 탓했으나 생달걀은 수입이 되고 말았다. 고공행진의 계란가격을 잡는다고 했으나 별 효과도 없이 국내 계란시장만 혼란스럽게 만든, 국내 양계농가에 쓰라린 상처만 남긴, 단지 조류인플루엔자 차단방역 실패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관료들이 벌인 희대의 사기극이었다.이른바 ‘살충제 계란’의 공포가 엄습했다. 시중에 유통하는 달걀에서 피프로닐, 비펜트린 등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피프로닐은 진드기나 벼룩 등을 잡는 백색분말 형태의 살
문재인 정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김현종 씨가 유력하다는 언론보도가 있다. 문 대통령이 주재한 25일 국무회의는 중소기업청을 격상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는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차관급인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하는 내용의 새 정부조직법을 의결했다. 이 언론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김 씨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 협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국익 우선의 통상 협상을 지휘할 수 있는 전문가’로 거론된다고 했다.할! 김현종이라니, 오보이길 바랐다. 실망스러움을 넘어 화가 치밀었다. 통상교섭 전문가가 그리 부족한가, 숱한 인물 중에서 하필 그자인가, 실망감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요 치미는 화는 김 씨에 대한 공분이다. 문득 ‘살인의 추억’이니 &lsquo
귀농귀촌이 유행이다, 이른바 대세다. 지난해 귀농귀촌 가구는 33만5천 호가 넘고, 인구로는 49만6천여 명에 달한다. 50만 명이라니, 웬만한 중소도시 두세 곳이 뚝딱 생기는 셈이다. 국가공인 통계다. 물론 조사의 오류와 통계상 맹점이 있기 마련이다. 일반적인 거주지 이전이 귀농귀촌으로 잡혀 그 수치가 불어날 수 있다. 이를 테면 도시개발권역 또는 철도 역사 인근에 들어선 대단지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에 입주해도 ‘귀촌인’으로 분류될 개연성이 크다.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인구통계를 집계하는 까닭이다. 귀촌인 규정은 이렇다. 군인과 학생, 일시적으로 이주한 직장인을 제외하고 1년 이상 ‘동’ 지역에서 살다 ‘읍·면’ 지역으로 이주한 사람
문재인 대통령이 엊그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로 알려진 사드, 북한의 핵 실험 도발 등 긴박한 군사외교 현안을 고려해 한미 정상회담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내우외환의 위기를 극복하고 빠른 정국 안정을 꾀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한편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카드가 걱정스럽다. 무역 불균형 운운하며 전 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으니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늘 그렇듯 군사외교 문제가 통상 마찰로 번지는 양상이다. 최근 중국의 무역보복도 만만찮다. 경제대국 일등이등을 다투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우리 경제는 끙끙 앓을 수밖에 없는 것인가 자괴감이 든다.농업계는 다시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이렇게 네 마디를 반복하는 노래가 있다. 음률마저 단순하다. 간단명료한 메시지는 누구라도 수긍할 만하다. 사필귀정, 권선징악은 기성세대가 숱하게 듣고 써온 말이지 않은가. 윤민석 씨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노래다. 세월호 참사로 견딜 수 없는 슬픔에 잠긴 유족과 국민을 위로하고 ‘그날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는 노래. 특히 지난해 가을겨울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는 수많은 촛불과 함께 이 노래가 울려 퍼졌다.지난 6월 15일, 이 노래는 각종 매체에 다시 등장했다. 서울대병원이 숨진 백남기 농민의 사망종류를 ‘병사’에서
마른가뭄이다. 본격 영농기를 맞이한 농어촌 들녘이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당국에 따르면 5월 31일 현재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전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7퍼센트에 불과하다. 같은 시기 평년 저수율 73퍼센트에 견주면 그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전국 저수지의 저수율을 표시한 ‘가뭄지도’에는 경기 남부의 화성, 평택, 안성과 충남 서부지역 서산, 예산, 홍성이 ‘심각’ 단계에 들어섰다. 앞으로 열흘 지나도록 비가 오지 않을 경우 57곳, 스무날이면 123곳의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낼 것이란 예상이다.이낙연 국무총리가 취임 뒤 첫 일정으로 가뭄현장을 찾았다. 이 총리는 1일 바닥이 쩍쩍 갈라진 안성시 소재 마둔저수지에서 피해상황을 보고받고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안성,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의 전문이다. 1952년에 발표되고 이듬해 펴낸 시집에 수록됐다. 모두 네 개의 연으로 구성됐는데, 문장으로 이어붙이니 무척 짧다. 짧은 만큼 강렬한 것인가, 이 시는 한국어 교과서에도 실리며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다. 연시로도 쓰임이 많았으니, 학창시절 연애편지에 필사하거나 사랑하는 이에게 꽃 선물과
너에게는 눈이 없고, 위험한 소리를 미리 알아챌 귀가 없으며, 행동을 결정할 머리가 없잖아. 내가 너를 끌고 다니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너를 위해 그러는 거야. 그 따위 쓸데없는 말로 나를 설득하려 하지 마. 독재자나 폭군은 구실을 핑계 삼아 제 맘대로 독재와 폭력을 행사하고는 하지.유태인의 지혜서라는 <탈무드>에 등장한 뱀의 머리와 꼬리가 나누는 대화내용이다. 뱀의 머리가 가는 데로 따라가야만 하는 꼬리가 문득 불평을 늘어놓는다. 꼬리와 머리는 똑같이 뱀의 일부분인데, 왜 만날 머리는 앞에서 무작정 끌고 다니고 꼬리는 제 의지와 상관없이 끌려 다녀야만 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역할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은 꼬리의 요구대로 머리 대신 꼬리가 앞장서 길을 가게
부활절은 기독교에서 성탄절만큼 중요한 날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날이 성탄절이요, 그가 죽었다 다시 살아난 날이 부활절이다. 죄악과 불행이 가득한 세계를 심판하고 선과 행복의 세계를 이룩할 구세주가 올 것이라는 메시아사상의 시작과 끝이 바로 성탄과 부활인 것이다. 그러니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 교리가 될 만하다.예수의 부활을 기리는 축제가 초기교회부터 자리매김한 것은 아니다. 예수 부활에 관한 보편적 확신과 기록은 마태오, 마르코, 루가, 요한의 복음서를 포함해 신약성서 곳곳에 존재한다. 부활절은 유대교의 ‘유월절’에서 비롯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 전 날, 이른바 ‘최후의 만찬’으로 알려진 열두 제자들과의 자리가 바로 유월절을 지키는
기자야, 소설 좀 그만 써라. 쌀농사 고집하는 게 아니고 쌀농사 지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똑바로 알고 써라.(아이디 위**) 거꾸로, 우리농업 망쳐서 쌀값도 제대로 못 받는 문제를 짚어야하지 않나? 수입쌀로 농민 다 죽어나는데.(처*) 쌀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 미래가 달린 일을 쉽게 이야기하는 건 맞지 않다. 식량독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가?(더*****) 쌀 대신 다른 것 짓고, 쌀은 수입할까요?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쌀 산업만큼은 지켜야 합니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라도.(G***)최근 모 일간지 ‘쌀 직불금 2조 시대…수익성 최악에도 쌀농사 고집’이라는 제하의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농식품부 출입기자가 쓴 것으로 보이는 이 기사는 포털사이트에서 한 때
실업자가 135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외환위기로 대규모 부도사태를 겪으며 실업자가 급증했던 1999년 8월의 136만4천여 명 이후 최대치로 기록된다. 통계청이 15일에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이 마침내 5.0퍼센트를 찍었다. 졸업시즌인 2월에 구직 청년층이 일시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실업률이 5퍼센트에 이른 것은 2010년 이후 7년만이란다.심각한 것은 체감실업률이다. 공식 실업률에 견주면 실재하는 현실이 상대적으로 잘 반영된 통계가 체감실업률이라고 할 수 있다. 공식통계 상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등 취업준비생은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기 때문에 실업자나 취업자로 잡히지 않는다. 게다가 구직과정에 있으나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경우는 취업자로 분류된다. 취업준비생이나 아르바이트생
삼월이다. 입춘방을 써 붙인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니 조만간 들녘은 새 생명이 꿈틀거리는 만물생동의 현장이 되리라. 요즘 농사야 겨울에도 바삐 돌아가다 보니 딱히 농한기라고 할 것이 없다. 그나마 벼농사는 절기 따라 갈아엎어 볍씨 뿌리고, 물 대 가꿔 키우고, 거둬들여 방아 찧기까지 천체운동과 기후에 충실하다. 몇몇 지역이 모내기를 앞당겨 ‘첫째’라는 타이틀에 경쟁적으로 달라붙기는 하지만 대개 벼농사는 절기를 외면하지 않는다. 더위가 가면 추위가 오고, 가을에 거둬 겨울에 갈무리하는 일이 짜임새 있는 농경사회의 일면이었을 터, 한래서왕 추수동장이라는 대구가 천자문 세 번째에 옴직하다.봄이 온다. 아직 바람이 차고 흙이 딱딱하지만 햇볕 따뜻한 낮이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다. 유무형의 무엇이든 의심하지 않으면, 찬찬히 살펴보지 않으면 진위를 가리기 쉽잖다. 풍요는 모조품의 잠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필요한 만큼 존재하는데 굳이 불필요한 모조품을 만들겠는가. 그러나 어느 사회든 상대적 빈곤이나 부의 편중이 물질적 풍요를 망가뜨리기 십상이다. 그 틈에 욕망의 싹이 트고, 허위를 자양분 삼아 가짜는 웃자란다. 그리하여 풍요는 역설적이게도 가짜를 양산하고, 그 가짜 덕에 풍요는 부풀어 허풍이 된다.물질이 지배하는 사회라고는 하나, 우리가 사는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가짜의 백미는 아마도 거짓정보, 페이크뉴스일 것이다. 진품에 가까운 모조품이든 명품을 가장한 짝퉁이든 가짜제품은 물질적, 금전적 손해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상도덕을 일그러뜨리고 정직한 이들에게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행보가 광폭이다. 거침없다. 망설임이나 주저함 없이 밀어붙인다. 후과를 따져보는 면밀함이나 약자를 배려하는 정의감 따위는 없다. 지난해 그의 과격한 선거공약에 소스라친 이들은 설마, 혹시, 과연 같이 물음표와 느낌표를 동시에 쓸 만한 짧은 말들을 뇌까리며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을 맞닥뜨렸다. 그는 권좌에 앉자마자 전임자 오바마가 어렵사리 둘러쳐놓은 울타리를 짓부수기 시작했다. 주변국은 물론 전 세계 중대, 약소국가들과의 ‘원탁’을 없애고 미국을 정점에 둔 ‘층계’에 골몰한다. 미국과 트럼프가 있는 층계 가장 높은 그곳은 훗날에 제단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직후 단 며칠 동안 많은 것을 허물어뜨렸다. 이른바 ‘
오는 18일에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농업전망대회가 열린다. 다음 달 7일과 9일에는 각각 전북도청, 경북도청에서도 전망대회가 열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해마다 개최해온 농업전망대회가 올해로 스무 번째를 맞이했다. 대회 모토랄까, 이마에는 ‘미래를 향한 농업·농촌, 변화와 도전’이란 구호를 써 붙였다. 기존과 대동소이하다. 미래, 변화, 도전, 그리고 전망이라는 낱말은 새해와 함께 붙어 다니기 십상이다. 관측, 추측, 추정, 예측, 예상, 예견, 예언, 비전, 짐작 같은 말들도 전망과 이웃사촌이 되고는 한다. 그 전망의 길모퉁이를 돌면 희망과 절망, 낙관과 비관, 밝음과 어둠, 흥망성쇠의 미래가 나타날 법하다.올해 농업전망대회 주제발표를 살펴보니 한국농업의 자물쇠랄까, 풀
군주민수(君舟民水),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다. 전국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라고 한다.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고 풀이되는 원문은 《순자》 편에 나온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군주민수는 육영수 중앙대 교수가 추천했으며 응답한 교수 611명 가운데 198명, 32.4퍼센트가 이 성어를 꼽았다. 대략 셋 중 하나 꼴로 군주민수를 뽑은 셈이다. 일부 교수는 주권재민의 원리를 이야기한 2천5백 년 전 순자에게 경외감을 느낀다며 군주민수는 민주주의 본령에 합치한다고도 했다.군주민수와 경합을 벌인 사자성어는 역천자망(逆天者亡)이다. 약 29퍼센트, 176명이 뽑았다. 그 다음이 18.5퍼센트의 지지를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어여삐 여긴 비극의 주인공 햄릿이 읊조렸다. 세기의 문호 셰익스피어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널리 알려졌을 연극대사다. 아니, 셰익스피어는 몰라도 웬만한 이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라는 말을 알 것이다. 살면서 죽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수없이 반복하는 독백일 터.필자만의 사유방식인지 모르겠으나 죽느냐 사느냐와 함께 입에 착 달라붙는 말이 바로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말이다. 달걀이 있어야 병아리가 나온다, 닭이 있어야 달걀을 낳는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끝없이 이어진다. 그 희극의 주인공 달걀과 닭이 요즘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비극의 주인공인 양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섰다. 정확히는 닭과 달걀의 문제가 아니라 양계농가의 생사가 걸린 문제일 것이
조류 독감이 유행이다. 창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낱말이야 조류 인플루엔자라고 애써 학술용어에 가깝게 부른다지만 위험천만한 전염병이라는 사실은 그대로다. 그것도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법정 가축전염병은 대개 3종으로 분류한다. 질병 전파속도가 빠르고 폐사율 등 축산업 피해가 큰 병들은 제1종, 상대적으로 경미한 것을 제2종, 제3종으로 나눈다. 현재 법이 정한 제1종 가축전염병은 우역, 우폐역, 가성우역, 블루텅병, 리프트계곡열, 럼피스킨병, 양두, 수포성구내염, 아프리카마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돼지열병, 돼지수포병, 뉴캣슬병,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등이다.그 중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는 최근에 방역당국이 더 주의 깊게 볼 수밖에 없는 가축질병이다. 전염 양상이 매우 빠르고 다양하게, 광범위한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