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다 보면 자괴감 들 때가 있다. 학교 급식으로 보낸 오이가 되돌아 왔다. 이슬이 채 마르기 전, 아침부터 수확한 오이를 잘 생긴 놈만 골라 상자에 담아 보낸 오이가 통째로 반품되어 온 것이다. 이유는 오이가 굽었다는 것이다.어느 해 파프리카를 재배하였다.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지역 유기농 매장에서 연락이 왔다. 유기재배 파프리카를 판매하고 싶다고 해서 파프리카 몇 상자를 보냈다. 지금도 그렇지만 토경 유기재배 파프리카는 구하기 어렵고 귀했다.며칠 후 매장에서 연락이 왔다. 파프리카에 벌레 구멍이 있고 파프리카
‘비대면’온라인거래는 코로나19사태 이전에 이미 유통의 주된 흐름이었다. 산업자원부가 매월 중요한 오프라인 유통업체 13곳과 온라인유통업체 13곳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는 업태별 유통비율을 보면, 온라인 45.7%, 대형마트 17.4%, 백화점15.0%, 편의점 18.2%, SSM 3.7%로 온라인거래가 압도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온라인유통은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대기업은 하나같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을 통폐합, 축소시키고, 온라인거래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변화에 신중한 농협도 도·소매 사업
출하시기를 놓친 냉이밭은 냉이꽃이 만발하다. 현장체험 학습이 끊긴, 나같은 딸기농가들은 딱히 판매처를 못찾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얼마 전,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공직자들과 함께 하는 회의 자리가 있었다. 학교 급식용으로 저장하던 감자, 양파가 썩어서 모두 폐기 처분할 처지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을 위로하는 말도 오고 갔다. 공허했다.어떤 농민에게도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위로의 말 밖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상황에 더 화가 났다. 책상 앞에서 아무리 걱정하고 위로해도 해결책은 안 나
지난 3월 코로나19사태에 따른 11조 7000억 원 규모의 제1차 추경에 농업관련 예산은 없었다. 12조2000억 원 규모의 제2차 추경에서도 농업예산은 없었다.6월3일자로 제안된 35조 3000억 원 규모의 제3차 추경에 2773억 원 규모의 농업관련 예산이 반영되었단다. 그것도 기존의 농업예산 2512억 원을 삭감하고, 2773억 원을 계상했으니, 순수하게 증가된 농업예산은 고작 261억 원이란다. 35조 추경예산의 0.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란다!코로나로 인한 농업분야의 피해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조사는 고사하고, 조사할
사람들이 20년째 농사짓는 나를 부를 때 여러 호칭을 붙인다. 농장에 찾아오는 농자재 영업사원들은 ‘사장님’이라고 부른다. 말끝마다 이어지는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어색하고 부담스럽지만 딱히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도 없기에 그냥 받아 넘긴다. 소비자 생협 모임에서는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과분하여 누구누구 씨라는 호칭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인다.농사를 짓는 이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라는데야 어찌할 수 없다. 역시 그냥 받아들이는 수밖에. 농장 체험을 오는 이들은
농업인에게 농업경영체 또는 농업경영체 등록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농업인의 여러 정보가 담겨 있는 농업경영체 정보는 농업인임을 확인하고, 정부의 농정 정책을 수립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농업경영체 증빙서류는 농업인에 따른 다양한 혜택 또는 지원을 받기 위해 여러 기관에서 요구하는 농업인임을 확인하는 서류로 기존의 농지원부를 차츰 대체하고 있다.2019년 9월말 현재 농업경영체로 등록된 경영체 수는 약 170만이며, 2019년 1월부터 9월말까지 발급된 농업경영체 증빙서류는 약 176만 건에 이른다.
제스프리는 뉴질란드 키위농민들이 만든 무역회사이다. 제스프리는 농민들이 생산한 키위를 전량 인수하여 세계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경쟁국인 이태리나 칠레보다 두 배 높은 가격에 수출하고 있다. 연간수출액은 13억불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농산물 전체(가공식품 제외) 수출액 11억불보다 많다.그러니 농민들이 ‘만족할 만한 가격’에 키위를 사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출 및 판매 사업으로 생긴 이익을 배당까지 해줄 수 있다.(필자가 방문한 2006년에는 13% 배당) 농민들은 오로지 좋은 품질의 키위를 생산하는 데만 신경을 쓰면 되는 것
지난 8월 5일의 일정으로 랴오닝성을 다녀왔다. 경기도가 2017년부터 시작한 랴오닝성 젠핑현에 위치한 헤이쑤이 임장 사막화 방지사업에 대한 민간 교류단 방문의 일원이었다.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는 산업화 이후 급격히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또한 그러한 영향으로 정부 차원에서 1973년부터 사막화가 진행 중이던 삼북(서북, 화북, 동북)지역에 UN, 세계은행, 유럽의 지원을 받아 2050년까지 무려 80여 년간의 장기적인 사막화 방지 조림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우리나라는 경기도가 미세먼지의 위험이 사회 문제로 심각해
현대는 글로벌 밸류체인 시대로 자유무역주의라는 기초 위에서 각 국의 긴밀한 협조하에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반도체산업에 있어서도 일본의 고품질 반도체 부품소재를 조달하여 한국이 첨단제조기술로 반도체를 만들고 미국, 중국 등 전 세계가 경쟁력 있는 완제품을 만드는데 공급해 왔다.자유무역주의가 추구하는 대표적인 가치사슬의 한 예이다. 수출을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아온 한국은 자유무역주의에 입각한 글로벌 교역적 가치를 중시하여 왔다. 2015년 OECD 한국보고서에 의하면 G20 국가 중 한국이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가
일본 불매운동(Boycott Japan!)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우리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백색국가 제외)이 현실화되면서 우리 국민의 일본 불매운동은 각 분야로 번지고 있으며, 이는 단기간에 그칠 일시적 현상이 아닌 것 같다. 일본은 과거를 잊었을지 몰라도 우리 국민은 역사를 잊지 못한다. 일본이 나름 속내가 있겠지만 뭔가 잘 못 판단한 것 같다. 불매운동의 필요성이야 대부분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기에(일부 소수는 아닌 것 같다.) 여기서 다시 언급할 일은 아니지만, 필자는 일본의 이번 경제보복 조치가
20년 가까이 농사를 지어보니 어떤 작물이든 생산은 할 수 있는데 판로를 찾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주위의 농민들이 자주 이런 비슷한 얘기를 하는 걸 보면 모두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유기농업 농민들이 겪는 판로의 어려움은 더 심각하다. 유기농산물은 일반 유통에서 요구하는 농산물 품위 기준에 훨씬 미달하기 때문에 일반 유통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친환경 학교급식이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등 유기농산물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곳으로 판로가 한정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20
가금산업계의 정당한 수급조절 행위가 담합 내지는 불법을 간주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년째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모든 농축산물은 시장 수요에 비해 조금만 부족하거나 남을 경우 가격이 급격히 변동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적절한 시기에 수급조절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가금육은 1년에 수차례씩 계절과 상관없이 병아리 입식과 성계 출하를 수시로 반복하기 때문에 전체 사육현황과 수급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또 가금육은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도축 즉시 신선육 상태로 유통·판매돼야 하며 남는 가금육을 냉동·보관할 경우 상품가
지난 4월 정부의 ‘선제적’인 양파가격안정대책과 5월의 추가적인 대책으로 24,000톤을 시장에서 격리했다. 같은 5월에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이 30,000톤을 격리하기로 한데 이어 6월에 20,000톤을 추가로 격리하기로 했다.요리연구가 백종원씨까지 나서서 양파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형마트들은 수수료를 받지 않고 양파를 팔아주겠다고 했다.양파농가들이 광화문까지 진출하여 가격안정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모든 노력에 불구하고 7월 초순의 중도매인 양파도매가격은 20kg에 8400원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6월 26일 열린 한국축산학회에 예년과 달리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참석하였다. 그는 그 자리에서 우리 주요 축산물의 자급률이 한우는 32%로, 한돈은 67%, 그리고 우유와 유제품은 49% 정도까지 매년 감소 중에 있다며 미래 축산분야를 매우 심각하게 우려했다. 이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있는 지적이다.우리나라는 2004년 한·칠레 간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을 시작으로 2011년 유럽연합(EU), 2012년 미국, 그리고 2014년 영연방과의 체결에 이어 지금은 전 세계 대략 70여 개국 이상의 국가들과 FTA를 체결한바 있
지난 4월 정부의 ‘선제적’인 양파가격안정대책과 5월의 추가적인 대책으로 24,000톤을 시장에서 격리했다. 같은 5월에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이 30,000톤을 격리하기로 한데 이어 6월에 20,000톤을 추가로 격리하기로 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씨까지 나서서 양파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형마트들은 수수료를 받지 않고 양파를 팔아주겠다고 했다.양파농가들이 광화문까지 진출하여 가격안정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모든 노력에 불구하고 7월 초순의 중도매인 양파도매가격은 20kg에 8400원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영국의 잡지 가디언지는 ‘기후변화’란 단어를 ‘기후위기’로 바꿔 쓰기로 했다. 평범하게 변화라는 말로 지금의 지구 위기 상황을 표현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는 것이다.그리고 얼마전 유튜브에서는 영국 의회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과 그에 대응하는 어른들과 국가 그리고 정치인들의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한 소녀의 영상이 전세계에 널리 퍼져 나갔다. 그 소녀는 16세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라는 소녀였다. 그녀는 1년전 스웨덴의 국회 앞에서 매일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과 어른들의 무능을 일인 시위를 통해 스웨던 사회에 경종을
1920년대 우리나라는 일제의 경제침탈에 맞서 민족자강을 위한 물산장려운동을 추진하였다. 이를 계승하여 6.25 동란 이후에는 국산품 애용운동을 전개하였고 전 국민의 참여로 오늘날 우리 경제의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툭하면 부러지는 국산연필로 침 무쳐가며 글씨를 쓰고 찢어진 검정고무신을 기워 신던 시절을 경험했다.최근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이 61㎏까지 감소했지만 수입산 밀가루 대신 국산 쌀 소비운동을 벌인다 한들 효과는 별반 없을 것이다. 국민 개개인의 국가관이나 가치관도 다양해졌지만 수출로 먹고 살고 일본산 자동차가 심
소비자들의 삶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안전한 먹거리, 품질 높은 먹거리에 대한 욕구는 거세지기 마련이다. 비싼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서라도 높은 품질의 먹거리를 선택하는 것은 앞으로 소비시장의 주류가 될 수밖에 없다.모든 먹거리 분야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 들어 토종닭에 대한 관심도가 뜨겁다.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토종닭은 동물복지규정을 적용하기에 적합한 품종으로 인식해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러한 토종닭의 높은 관심도 이면에는 아직도 ‘토종닭’이냐, ‘재래닭’이냐 제도적 확립이 마련되지 않아
나는 유기농 인증을 받고 있다. 유기농 인증은 매년 갱신을 해야 한다. 갱신 신청을 하려면 10여장 분량의 신청 서류를 작성하여 토양 검사서와 영농일지를 함께 제출하면 얼마 후 인증기관에서 농장으로 현장 심사를 하러 온다. 현장 심사 과정에서 인증기관 담당자와 농민 사이에 마찰이 자주 일어난다.2년 전 일이다. 농장에 현장 심사를 하러 온 인증기관 담당자가 내가 받은 유기인증의 면적이 실제와 다르다고 하면서 바로 잡겠다고 했다. 나는 매년 같은 면적으로 인증을 받았고 지금도 변한 것이 없는데 갑자기 실제 면적과 인증 면적이 다르다고
잊을 만 하면 언론을 통해 한 번씩 터져 나오는 것이 농업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뉴스이다. 역대 정권에서 농촌에 투자한 돈이 수 백조 원에 이르고도 여전히 농민들은 힘들다고 아우성이니 ‘효율성’을 좋아하는 측에서는 그 돈이 아까울 뿐 일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단골 메뉴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한 각종 시설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방치되어 있다는 주장이다.그리고 그러한 주장들을 증명하기 가장 좋은 사례가 농촌개발사업으로 만들어진 시설들, 대표적으로는 권역단위사업으로 추진된 권역센터(종합센터, 방문자센터, 도농교류센터 등 명